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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똑똑한 투자 '친환경' ㊺] 버려지는 굴껍데기에서 고순도 칼슘 추출 - PMI바이오텍
  • 입력 2024.01.25 10:20

"쓰레기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버리자!
쓰레기를 덜 발생하고 덜 버리고 재활용하자는 개념이 아닌,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 윌리엄 맥도너,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요람에서 요람으로)"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굴 생산국이다.  2022년 기준 연간 30만 톤을 생산해 3천억원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굴을 많이 소비하고 그에 따른 부산물, 즉 굴 껍데기가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굴 생산지에 가보면 양식장 주변에는 굴 껍데기가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이런 굴 껍데기의 양이 연간 29만톤이나 발생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 굴 껍데기는 대부분 해상에 투기하거나 땅에 묻는 방법으로 처리해왔다. 그런데 이 굴 껍데기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낸 스타트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PMI바이오텍이다.

2020년 설립된 PMI바이오텍은 경남 통영을 마주보는 거제도 서쪽 둔덕면 해변에 위치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버려지는 굴 껍데기를 원료로 과자나 음료·영양제 등에 들어가는 고순도 탄산칼슘과 구연산칼슘과 같은 제품들을 생산한다.

굴 껍데기 가루를 묽은 염산에 녹여, 불순물을 걸러내고 칼슘만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의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구연산칼슘의 경우 톤당 거의 1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까지 식품첨가물로 쓰이는 칼슘제품은 석회석을 채굴해 섭씨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열처리하는 방식으로 생산해왔다. 이런 탄산칼슘 시장 규모는 국내에만 약 780억원으로, 식품용 고순도 탄산칼슘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PMI바이오텍은 2020년 12월 창업해 지금 이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지금까지 58억원의 투자금을 모았고, 연간 300톤 생산 규모의 시설도 갖췄다. 국내보다 해외 반응이 더 좋다고 한다. 작년 국내 매출은 2000만원에 그쳤지만, 미국에 25만 달러(약 3억2700만원)어치의 고순도 탄산칼슘을 수출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온 이탈리아 등 6개국과 최종 단가 협상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 올 연말까지 24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PMI바이오텍이 굴 껍데기를 녹이는 용액공정 원리는 간단하다. 묽은 염산으로 굴 껍데기를 녹이면 칼슘이 이온 상태로 바뀐다. 어디든 통과할 수 있는 칼슘은 필터를 통과하게 된다. 굴 껍데기에 달라붙어 있는 모래가루, 뻘, 철가루 등의 불순물은 필터에 걸러진다. 이 찌꺼기는 위탁업체에 맡겨 절차에 맞게 처리한다.


이와 더불어 굴 껍데기를 녹이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포집해 정제작업을 거친 칼슘과 반응시킨다. 이렇게 하면 순도 99.5%의 '시약급' 탄산칼슘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순도 97.5%인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탄산칼슘 제품보다 순도가 더 높다. 바스프는 암석을 소성로에서 태워 탄산칼슘을 추출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PMI바이오텍은 이산화탄소를 99% 저감할 수 있다. 1kg당 단가도 바스프의 70% 수준으로 저렴하다.

PMI바이오텍을 창업한 박정규 대표는 현재 휴직 상태이긴 하지만 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신분이기도 하다. 화학연구원은 창업자에게 3년까지 급여를 지급하고, 이후 3년까지 무급 휴직을 쓸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연구자가 원할 경우 창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러한 지원을 하고 있다.

PMI바이오텍은 현재 고순도 식품첨가물용 칼슘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생산시설 확대를 통해 산업용 칼슘까지 제품군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칼슘제품은 자동차용 플라스틱 충진재로도 쓸 수 있다. 이럴 경우 플라스틱 제품의 단가도 낮추고 강도도 더 높일 수 있다.  최근 국내 한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 심사도 통과했다. 박 대표는 “산업용 물꼬가 터지면 식품 첨가물과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양의 굴 껍데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며 “최종적으로는 연간 10만톤까지 산업용 칼슘분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하면 한 해 국내에 쏟아져 나오는 굴 껍데기의 3분의 2 이상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자투리경제(https://www.jaturi.kr)